- 처음부터 연기를 너무 잘하셨을 것 같은 서현진님도 준비생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하던 시절이 있다고 한다.
- 아무리 힘들어도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나뿐이라는 것, 그리고 버티고 버티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는 것. 큰 울림이 있는 대목이라 기록해둔다.
Q. 데뷔 자체는 빨랐으나 이후 공백기가 생기면서 이 길에 들어선 걸 후회하진 않았는지?
A. 스물넷, 일곱... 다른 걸 시작할 수 있는데
그때는 늦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의 스물넷, 스물일곱 여러분은 늦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오늘이 가장 젊은 날!! 파이팅!!
그때는 자격지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준비생'이 직업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주변에서도 "요즘 뭐 해?" 이런 말이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무용을 그만뒀을 때, 가구를 그만두게 될 때,
그때 뭐 했냐고 물어보면... 뭐 안 했어요!
1년 365일 중에 몇십 일 빼고는 뭘 안 하죠..
뭘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울기도 많이 울고..
Q. 현진씨가 이야기하길 내 가장 큰 장점은 ‘대책 없이 성실한 것'이라고 했다고? 취준생이었던 동생이 "누나는 오랜 시간 어떻게 버텼어?"하는 질문에 뭐라고 답하셨다고?
A. 그냥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면서... 버틴, 버티는 거죠.
Q. 가족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셨어요?
A. 부모님도 9, 10년 이렇게 오래 기다리시니까 안타까운 마음에... ”안 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니?“하면서 그만두라고 말씀 하시는 거예요.
저희끼리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고 얘기하는 시절이거든요. 그 얘기를 듣고 박차고 나와서 2주만에 독립했어요.
부모님한테 그 얘기 들었을 때는 발밑이 흔들리는 느낌인 거예요.
공지영씨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 중에
“너 시궁창에 빠져본 일 있냐? 난 있다.
물이 생각보다 뜨듯하데.“라는 문장이 있어요.
그 글을 읽었을 때 너무 알겠는 거예요.
굉장히 더럽고.. 비참한데..!
그 하수구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나밖에 없어요. 남이 건져줄 수 없어요.
오디션을 보든
독립영화를 직접 차 끌고 가서 찍든
‘왜 난 안 되지?’가 아니라
‘나에겐 그래도 아직 시간이 있어!’
무언가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힘들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그렇게 15년을 버틴 끝에
<또 오해영>을 2016년에 만났어요.